"인생은 순간이라는 돌로 쌓은 성벽이다..." 순간이 모여서 인생이 된다는 진리를 꼬투리로 콩트문학의 선두주자 성석제님은 이야기를 시작한다. 다소 무거운 주제인가... 설마? 성석제가?

책을 딱 한구절 읽어보고 알았다. 역시 아니구나. 사람 성석제의 32가지 번쩍하는 순간들을 엮어놓은, 문학적으론 `엽편소설`에 속하는 이 소설속에는 다양한 사건과 개성넘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불법사냥꾼, 속도광, 샥족, 훈수족, 사업디자이너 등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전혀 평범하진 않은 사람들이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유쾌한 일상을 그린 이 책에는 성석제 특유의 재치넘치는 말장난이 가득하다.

불법을 설명하는 작가의 설명법을 보면 이 책의 내용을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성석제는 불법사냥의 "불법"의 의미를 거룩한 불도의 불법(佛法), 무법과 비법(非法)을 들어 설명한다. 그러면서 그의 말장난은 이어진다. 불도와 마찬가지로 불법도 아무렇게나 저지를수 없는 노릇이라고....

문체도 너무 재밌지만 이 책의 백미는 단연 성석제의 "시선"이다. 무겁고 진지한 책만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고상한 클래식만 사람의 영혼을 감동시키는건 아니다. 그러므로  다소 일그러진 우리의 모습을 통해서 빛나고 황홀한  순간들을 연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렇게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에 따라 짜능나는 일이 재미있는 일로 변하기도 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사람들은 다소 짜증나는 인물들이다. 하지만, 이사람 성석제는 이 상황에 웃어버린다. 번쩍이는 황홀한 순간이라는 표현은 바로 이런 상황을 얘기하는 것이다. 




세련되고 무시무시한 "쌱" 소리를 내며 새치기를 하는 청년과, 아주머니. 아무리 기다려도 앞 사람의 숫자는 변하지 않는다. 이 상황이 분하기도 하고 내심 따라하고싶은 사람. 죽도록 짜증은 나지만 결국 아무말도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성석제식 표현은 "내가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속력으로 카운터에서 돌아섰다. 분하게도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이다.

참 유쾌하고 상쾌한 책이다. 그냥 우울하거나 짜증날 때 꺼내서 다시 읽으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한번 웃고, 작가의 말하는 방법에 한번 더 웃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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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감성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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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태아는 소우주 2009/10/15 19: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성 PD님 책 리뷰까지.. 하루에 세 개의 글.. 덧글 달기 바쁘네요^^
    어찌 이리도 부지런하신 지 !!
    추천 날리고 애기 보러 갑니당^^* 굿 밤 되시길.^^*

  2. BlogIcon 베짱이세실 2009/10/15 21: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성석제 선생님께 소설쓰기 수업받았었답니다. 그때 한참 방황하는 시기라 결국 중간에 철회하고 말았지만. 아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열심히 수업들었을텐데... ㅠㅠ

  3. BlogIcon Mr.번뜩맨 2009/10/15 21: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에게도 번쩍하고 황홀한 순간이 다가오기를 바래봅니다. ^ ^

  4. BlogIcon 핑구야 날자 2009/10/15 23: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새치기하는 청년... 아주머니도 아니고...

  5. BlogIcon gemlove 2009/10/16 09: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짤방 같은 책인가봐요? 재밌을 것 같아요 ^^

  6. BlogIcon 작은소망™ 2009/10/16 10: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저도 읽어봐야겠네요 ^^

  7. BlogIcon 배낭돌이 2009/10/16 11: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속의 아이가 사진속이 아이가

  8. BlogIcon 라오니스 2009/10/16 12: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리뷰가.. 책을 읽게 끔 만드는데요... ㅎㅎ
    리스트에 넣어두고.. 읽어봐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9. BlogIcon 쿠쿠양 2009/10/16 14: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성석제..얼마전에 읽은 <맛있는 문장들>을 집필한 작가같은데요.
    인상깊은 문장들을 성석제씨의 시선으로 모아서 간단한 자신의 견해를 붙여서 낸..
    인상깊은 내용들이 많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