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아비'는 소설가 김애란씨가 2003년부터 쓴 단편들을 모아 엮은 그녀의 첫 소설집으로 주로 출생, 성장, 가정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단편들이 들어 있다.

달려라, 아비
나는 편의점에 간다
스카이 콩콩
그녀가 잠 못 드는 이유가 있다
영원한 화자
사랑의 인사
누가 해변에서 함부로 불꽃놀이를 하는가
종이 물고기
노크하지 않는 집

이렇게 9개 단편이 묶여있고, 그 중 '달려라, 아비'로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나는 이 단편들 중 <스카이콩콩> 이라는 작품이 유난히 남아있다. 아마도 스카이콩콩이라는 제품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이 되었기 때문일까.





허름한 전파상을 하는 아버지, 어설픈 과학자 지망생 형과 함께 지방 소도시의 옥탑집에서 살아가는 소년인 ‘나’의 성장기의 한부분이다. 변두리 동네의 별볼일없는 일상이 흘러가는 동안 나는 무심히 스카이 콩콩을 타며 커간다. 그러나 세상은 더 이상 설렘과 흥분, 호기심으로 가득 찬 곳이 아니다. 나에게 있어 스카이 콩콩은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짜릿한 발사대가 아니라 단순한 장난감이 되어버린 것이다. 1980년대생의 유년기를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한 세밀한 묘사, 자연스럽고 풋풋한 유머와 함께 주변적 삶의 그늘과 가난 속의 성장통을 애틋하게 전해준다.


표제작을 비롯해 대여섯 편의 작품에 등장하는 ‘아버지’의 존재야말로 이 소설집의 두드러진 면모라 할 법하다. 김애란씨의 소설들에서 아버지는 부재하거나 무능력하거나, 그도 아니면 어떤 식으로든 존재감이 희미한 상태로 등장한다. 그나마 능력 있고 정상에 가까운 <스카이 콩콩>의 아비는 어떤가. 전파상을 하는 이 아버지는 대학입시에 실패하고 집을 나간 장남이 돌아오는 꿈을 꾼 날 고장난 가로등을 고치겠노라며 가로등 기둥에 올랐다가 손이 시리다며 그냥 내려오고 마는 ‘싱거운’ 아버지이다. <스카이 콩콩>의 가출했던 형은 아버지가 가로등을 고치지 않았음에도 아무런 문제 없이 집으로 돌아온다. 아버지의 무능을 주체적으로 극복했달까.


왠지 모르게 그립고 애닯음이 느껴지는 유년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김애란씨의 소설집. 70,80년대 생에게 많은 공감을 얻고 있는 뭔가 훈훈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이 휑함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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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감성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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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유리 2009/10/27 23: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앗 스카이 콩콩!!
    저도 어린시절 가지고 있긴했는데
    오라버니가 탄다고 따라사긴했어도
    무서워서 못탔답니다 -0-;;

  2. BlogIcon gemlove 2009/10/28 00: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스카이 콩콩 진짜 오랜만에 보내요... 어렸을 때 많이 타고 다녔는데..

  3. BlogIcon Reignman 2009/10/28 00: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사진을 보니 정말 옛날 생각 많이 나네요. ㅎㅎ
    스카이콩콩 처음엔 제법 어려웠는데..ㅋㅋ

  4. BlogIcon 태아는 소우주 2009/10/28 07: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어렸을 때 스카이 콩콩 많이 탔었죠.
    우리 아이들 때는 없어졌어요. 위험해서 사장된 듯.

    • BlogIcon 감성PD 2009/10/28 10: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생각해보니 참 위험한 제품 인 것 같습니다;;
      중심잡기도 힘들고 방향 조절도 힘들고 말입니다..

  5. BlogIcon 핑구야 날자 2009/10/28 08: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속에 없는 아버지... 광고를 보니 딱 맞는 표현입니다.

  6. BlogIcon Mr.번뜩맨 2009/10/28 11: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카이 콩콩.. 정말 멋진 발명품이 아니었나 싶어요.. ^ ^

    저거 하나 사달라고 얼마나 졸랐는지... 그때의 추억이..

  7. BlogIcon 드자이너김군 2009/10/28 15: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버지의 존재를 느낄수 있는 소설이 그다지 많지 않은데.. 왠지 이런 가을에 너무 잘 어울릴법한 그런 소설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