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로 첫발을 내딛기 전 첫 정장을 살 때의 기분은 누구나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백화점에서 첫 정장을 입고 거울을 보았을 때 정말 이제 드디어 사회인이 되는구나 하는 설렘과 함께 왠지 모를 우쭐함에 흥분되었었다. 요즘은 직업 특성상 양복를 자주 입지는 않지만 그래도 친구들의 결혼식이나 행사가 있을 때는 양복을 입는다. 그때마다 처음으로 정장을 샀을 때의 기분은 아니지만 괜히 내가 잘생겨 보이고 똑똑해 보이고는 한다. 옷이 날개라는 말이 이래서 생긴 것 같다. ㅋㅋ




이미지가 중요한 재벌 총수들에게는 이러한 정장의 선택이 더욱더 중요할 텐데 마침, 재벌총수들은 어떤 브랜드의 정장을 즐겨 입는지에 대한 기사가 나와서 흥미롭게 읽어보았다. 우선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제일모직 란스미어(Lansmere) 수트를 즐겨 입는다고 한다. 삼성 계열사 제일모직에서 나온 양복 브랜드이기에 즐겨 입는 것이겠지만 이건희 회장 외에도 많은 CEO들이 입는다고 하니 좋기는 좋나 보다. 그 외 이건희 회장이 즐겨 입는 양복 브랜드는 바로 ‘키톤(Kiton).’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 리처드 기어가 입는 최고급 수트 브랜드로 셔츠가 90만원부터, 양복이 1000만원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이탈리아 명품으로 100% 수작업으로 만들어진다고는 하지만 한 벌 가격이 1000만원부터라니 입이 딱 벌어졌다. 하긴 요즘 다른 명품들 가격을 생각하면 그리 비싼 것도 아니다. 100만원이 훌쩍 넘는 명품들도 시내에 나가면 흔히 볼 수 있지 않는가. 이건희 회장의 재산을 생각하면 키톤 정장 정도는 우리가 유니클로에 가서 쇼핑하는 정도일 듯 하다. ㅎㅎ


 

LG의 구본무 회장이 선호하는 양복 브랜드는 바로 브리오니(Brioni). 1945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시작된 이 브랜드는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명품이다. 영화 <007 시리즈>에 출연한 피어스 브로스넌이 4편의 시리즈에서 모두 브리오니 정장을 입고 나와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세상에. 피어스 브로스넌이 입은 브랜드라니. <007 시리즈>를 볼 때 마다 어떠한 액션신에서도 그를 빛나게 만들어주는 정장을 보고 저건 옷이 좋은 걸까, 모델이 좋은 걸까 궁금해 했었는데 역시 둘 다였다.




기사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바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같은 젊은 오너들이 입는 수트 브랜드를 소개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편집매장 분더숍에서 진행하는 비스포크(BeSpoke) 수트를 즐겨입는다고 하는데 이 수트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진행되는 100% 맞춤 정장이라고 한다. 지금과 같은 기성정장 브랜드가 대중화되기 전에는 양복점에서 양복을 맞춰 입고는 했다고 하는데 명동의 맞춤 양복점과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해진다.





롯데의 신격호 회장은 에르메네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의 매니아라고 하는데 제냐는 나에게 유일하게 친숙한 브랜드이다. 예전에 <피아니스트>, <킹콩>으로 유명한 배우 애드리언 브로디가 제냐의 모델을 했을 때 알게 되었는데 광고에 나온 브로디가 어찌나 멋있던지, 나중에 성공해서 제냐에서 꼭 정장을 맞춰야겠다고 결심했었다. 과연 몇 년 후에 제냐에서 정장을 살 수 있을지. -_-ㅋㅋ




이렇게 대기업 총수들이 입는 수트 브랜드를 알고 나니, 그들에게서 나는 ‘부내’는 그들의 배경도 있겠지만 이렇게 고급스러운 맞춤정장 탓도 있지 않나 싶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애플의 스티븐 잡스처럼 우리나라 CEO들도 그들만의 ‘시그니쳐 룩’을 만든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꼭 그렇게 청바지와 블랙 터틀넥 그리고 뉴발란스 운동화가 아니더라도 정장에서 자신만의 포인트 하나만을 주면 사람들에게 좀 더 각인될 수 있을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기업 이미지를 쇄신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아직은 보수적인 우리나라에서 그런 ‘도전’은 무리일 것 같다. 나라도 나이가 들기 전에 나만의 룩을 만들어 보아야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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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감성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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